2014년 9월 20일 토요일

공무원이 먼저 명함 건네는 시대

저와 가까운 분께서, 언젠가 검사를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검사가, 얼마 뒤 옷 벗고 개업할 거라며 명함을 주더라네요. 그 검사는 사건을 다룰 때, 정당한 검찰권의 행사를 먼저 생각했을까요? 아니면 자신이 변호사 개업한 뒤 받을 영향을 먼저 생각했을까요?

공무원 연금개혁으로 말이 많습니다.
연금학회의 개혁안이 보도된 날, 직장에서는 부업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사기업에서 난다긴다 하던 사람들도, 퇴직금/집 담보대출 묶어서 치킨 집 차렸다가 3년을 못버티고 말아먹는 일이 많죠.  하물며 사기꾼의 타겟이라는 공무원이 부업을 해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지금이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해 부업이야기를 하지만, 먼저 퇴직한 사람들이 사업실패하고 길거리 나앉는 꼴을 보는 순간 부업 이야기는 사라질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작년 말 즈음에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언론보도를 보니, '연금에 손 대려고 바람잡는구나' 싶더라구요. 공무원을 보는 시선이 험악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손을 대면 무사하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정부만 믿고 있다가는 큰일 나지 싶어서, 내 살길은 내가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틈틈히 퇴직 이후에 할 수 있을만한 일의 공부를 하기로 했죠. 하지만 직장다니면서 공부하려니, 제대로 되질 않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직장다니면서 전문적인 일을 배워보려면 잘 안될 겁니다.
그나마 딸린 처자식이 없는 저도 이 모양인데, 직장 다니면서 가정까지 돌봐야 하는 분들은 말 다했죠.

부업도 안되고, 다른 기술/자격증도 힘든 상태에서 연금이 사라진다면... 공무원들은 어떻게 할 까요? 결국 자기분야에서 해답을 찾게 되겠죠. 어떻게 해서든 퇴직 후 갈 자리를 만들어 두려 할 겁니다. 그 과정에서 볼만한 일이 많아겠죠.

그런데 낙하산도 아무나 가는 것이 아닙니다. 사무관급 이하 퇴직공무원이 낙하산으로 가기는 힘들죠. 그런데 퇴직공무원의 절대다수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할까요?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아마 비리가 창궐하게 될 겁니다.
주변에서 공무원에게 청탁했던 일 있었습니까? 그 때 반응이 어떻던가요?
제 주변에서 청탁을 받으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거 해주면 내가 잘려요' 아니면 '당신이 내 연금 책임질거요?' 입니다. 으레 하는 말입니다만, 이 두가지가 공무원의 마음속에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업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주변에서는 민원인에게 명함을 주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성명과 업무상 연락처는 당연히 밝힙니다만]. 저는 아예 명함도 없죠. 사람들이 저희 인격을 흠모하여 연락할 리는 없고, 연락이 오면 청탁일테니까요.
그러나 연금개혁 이후에는 달라질 것 같습니다. 공무원이 먼저 명함을 돌리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 더 있군요. 앞으로 뛰어난 사람은 공직에 들어오지 않겠죠.
지금도 솔직히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이 일급 인재라고 보기는 힘들겠습니다만, 예전의 '할것 없으면 공무원 하는 시절'에 들어온 사람들 보다는 훨씬 뛰어납니다. 그런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겠죠. 그들이 나랏일을 어떻게 꾸려갈지는 뻔하죠.

2014년 9월 13일 토요일

잘못된 언론보도를 보고 2014.9.13

잘못된 언론 보도가 있어서 몇자 적습니다.
단속직원 사망건으로 글 쓸 기분도 아니고, 개인적으로도 길게 글 쓸만한 여유는 없습니다만,
악의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보도 내용을 보고, 사람들이 오해할 것 같아 간단히 적습니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4/09/12/20140912003599.html

- 고용허가제가 완벽한 제도는 아닙니다만, '현대판 노예제'는 아닙니다. 근로자는 횟수의 제한은 있습니다만, 이직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11. 9. 29.선고된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4항 등 위헌확인 등 [2007헌마1083, 2009헌마230·352(병합)] 사건에서 합헌으로 판결한 바 있습니다.
고용주 동의없이 근무처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예처럼 산다구요? 고용센터/출입국관리사무소는 한번 가보고 쓴 기사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