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1일 토요일

난민관련 기사를 보고


언론에 난민관련 기사가 좀 떴더군요.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6/18/0200000000AKR20140618197100004.HTML?from=search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6/18/0200000000AKR20140618199100004.HTML?from=search

제 업무분장상 난민업무도 들어있기는 합니다만, 제가 워낙 한직에 있다보니 제가 있는 곳에 난민신청을 한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난민업무는 잘 모르죠.
다만 예전에 겪었던 일, 보고들은 얘기들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난민신청자가 체류기간 연장차 온 적이 있었습니다[난민신청한 사람은 G-1-5 라는 체류자격이 부여되는데, 이 자격의 체류기간 연장으로 난민인정업무와는 별개 건입니다].
별 생각없이 물어봤죠. 어쩌다가 난민이 되었냐고.
내전 때문에 서로 죽고죽이는 상황이라더군요. 자기가 돌아가면 죽을 거랍니다.
좀 못 미덥긴했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바로 그 나라에서 온 다른 사람이 다른 일로 왔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당신 나라에서 서로 죽고죽인다는데, 가족들 괜찮아요?'
그러자 그 사람 하는 말. '도대체 무슨 말이요?'
'아니, 그 나라 내전상태라던데?'
'내전? 아... 그거. 10년 전에 끝났소.'

제가 겪은 일은 아닙니다만, 어떤 사람이 '내가 A종교에서 B종교로 개종했다. 고향에 돌아가면 가족들이 나를 죽일 것이다'라며 난민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아버지가 그 사람에게 지어준 이름은 B종교에서 대표적으로 쓰는 이름이었죠. 한마디로 원래 B종교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 우리가 모를 줄 알고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난 것입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만, 어떤 사람은 체류기간 연장이 안되자 자기 나라 대사관에 찾아가서 욕 한바가지 퍼붓고 나서는 난민신청을 했다죠.
이 밖에도 불법체류자가 단속되면 난민을 신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난민신청자의 대다수는 난민이 아닙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요?
어떻게든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에서 나온 것처럼, 난민판정은 오래 걸립니다. 이 동안은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는 뜻이죠. 난민불인정 처분이 나도, 행정소송을 제기해서 대법원까지 간다면 더 오랜기간 버틸 수 있습니다.
참고로, E-9/E-10 자격으로 한국에 머물면서 돈을 버는 것은 최대 4년10개월까지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하려는 사람이 줄을 서서 대상자로 뽑히기 힘들죠.  그런데 난민신청자는 이에 버금가는, 아니 머리만 잘 쓴다면 이보다 더 오랜기간 머물면서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자국에서 E-9 대상자로 뽑히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죠.

위 언론보도를 보시면, [최대 82명까지 입주할 수 있는 난민지원시설에는 현재 23명만이 생활하고 있다. 자유를 찾아 이국땅을 밟았는데 보호시설로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외국인이 많고, 도심에서 멀어 일터를 오가기 불편한 탓이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오해하도록 써 놨습니다만, 난민지원센터는 외국의 난민수용소와는 완전히 다른 시설입니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죠. 숙식제공하면서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데도 난민지원센터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기사에도 인정하듯 주변에 일자리가 없어서 돈벌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거짓 난민신청이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난민신청자를 다른 나라처럼 수용소에 넣지 않기 때문입니다. 난민인정되면 좋고, 난민인정 안되도 몇년동안 자유롭게 살면서 돈 벌다 나가면 되니까 손해볼 게 전혀 없는 거죠.

우리나라는 식민지배와 독재를 겪어본 나라입니다. 정치적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돕는 것이 당연하겠죠.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은 걸러야하지 않을까요?
너그러운 것과 호구가 되는 것은 다르죠. 이웃들에게 너그러워야 하겠습니다만, 국제호구가 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이 기사와 상관없는 일입니다만, 난민 이야기가 나온 김에 써 봅니다.
어떤 집단은 정말 난민이 맞습니다. 자국에서 박해받고 있죠. 그러나 우리 법질서를 준수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집단으로 불법체류자 단속반을 습격해서 단속된 불체자를 탈취해가는 짓까지 했으니까요. 이들도 난민으로 대접해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