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4일 토요일

편견

얼마전 어느 대학에서 광고를 냈나봅니다. 동남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좀 못살고 좀 무식하고 좀 다르게 생겼지만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며, '가슴으로 공부하라'는 광고를 냈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동남아인들을 '좀 못살고 좀 무식한' 사람으로 내리깎은 저 광고를 참 부끄러워 하시던데, 저도 몇마디 보태볼까 합니다.

저 광고에서는 그들이 '좀 다르게 생겼다'고 했던데, 좀 '다르게' 생긴 건 맞습니다. 그런데 모르긴 해도, 그 광고에서는 그들이 우리보다 못생겼다고 말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건 아닙니다. 동남아 아가씨들도 예쁜 사람 얼마나 많은데요. 남자들도 잘생긴 사람 많구요. 솔직히, 우리나라 사람들도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보다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지 않습니까. 저들도 똑같습니다. 그들이 체격이 좀 작고 가무잡잡한 것은 맞는데, 그래서 못생겼다는 말은 완전히 틀린 겁니다. 그 사람들 많이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좀 못살고'라는데, 동남아쪽이 우리나라보다는 조금 못사는게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와 있는 동남아 사람들이 모두 못사는건 절대 아닙니다. 막일이라도 해서 돈벌러 온 사람들은 우리보다 가난한게 맞는데, 부잣집 자식들도 많이 놀러 오거든요. 우리나라에 돈 쓰러 온 부잣집 자식들, 과연 우리보다 가난할까요? 재벌집 자식 아니면 그들보다 돈 많은 사람 별로 없다는데 한표 던집니다.

또 그들이 '좀 무식하고'라는데.... 이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듯 싶네요. 제가 동남아 쪽 사정에 대해 별로 알지 못합니다만, 그들을 대하면서 '정말 무식하구나'라고 느껴본 적은 거의 없습니다.

외국인관련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 편견은 두가지로 갈리는 듯 해요. 그들을 무시하거나, 선민의식이나 우월감에서 그들을 불쌍하게 보는. 그런데 이 두가지 모두 틀린 겁니다. 둘 다 그들이 우리보다 못났다는 걸 깔고 있거든요.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인데, 그러면 우리만 우스워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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