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0일 토요일

지문

등록외국인에 대한 지문등록제가 작년부터 다시 실시되었습니다. 사실 재작년부터 기계가 들어와서 열심히 찍고 있었습니다만, 사무소 민원혼잡문제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2012년 1월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되었죠.
2003년말에 등록외국인 지문날인제도가 폐지되면서 문제가 많이 있었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입니다.

등록외국인 지문등록제가 다시 시행되면서, 담당자 입장에서는 민원인들의 반발이 걱정되었습니다. 지문날인제도가 자리잡은 지금도, 솔직히 부담이 없진 않구요.
그래서 지문입력이 한번에 되지 않아 여러번 찍어야 할 때[지문이 잘 안나오는 살갗이 있더군요. 나라에 따라서도 좀 다른 게 있고, 사람에 따라서도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면, 민원인이 짜증낼까봐 은근슬쩍 눙치기도 합니다.
'고생을 많이하셔서 지문이 잘 안 찍히네요'하고 말이죠.

제가 그런 말을 할 때, 남자들과 여자들-정확히 말하면 주부들-의 반응은 완전히 다릅니다
남자들은 그저 씁쓸하게 웃을 뿐입니다.
여자들, 정확히 말하자면 남편과 함께온 여성분들은 순간 기세등등해집니다. 함께 온 남편은 바로 죄인이 되어 풀이 죽어버리구요.

산업재해로 다친 손가락의 지문이 잘 안찍히는 것을 빼면, 사실 고생을 많이해서 지문이 안나오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저도 한두분 밖에 못 봤죠. 하지만 지문이 잘 안나오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다르게 받아들여지나 봅니다.

제가 무심코 던진 너스레 한마디에, 평생 부부싸움할 때마다 시달릴 남편분들....
이자리를 빌어 사죄라도 해야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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