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5일 토요일

불체자와 개

불체자들도 애완동물과 함께 하는 경우가 가끔씩 있습니다. 일본에서 불법체류를 하다가 강제퇴거된 우리나라 여자들도 개와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불체자의 개와 관련해서, 들은 이야기 하나와 겪은 일 하나를 써 볼까 합니다.

공항에서 있었던 일이랍니다. 어떤 여자가 강아지를 데리고 출국을 하려고 했는데, 심사를 맡은 분이 보니 다른 사람의 여권으로 나가려는 듯 했답니다. 불체자들이 다른 사람의 여권으로 나가는 일이 자주 있거든요. 그러나 말씀드릴 수 없는 이유로, 눈물을 머금고 보냈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타고 가려던 항공기의 기장이 개는 못태운다고 하자, 개를 놓고 갈 수 없다며 돌아왔습니다. 그때는 상황이 달라져 있었죠. 결국 그 사람은 불체자라는 것이 밝혀져 버렸습니다. 그 개는 어찌 되었나 모르겠네요.

제가 겪은 일입니다.
단속을 나갔는데, 우거진 숲속으로 불체자 두엇이 달아났습니다[야산을 끼고 지어진 공장들이 참 많거든요]. 찾기 난감한 일이었죠. 그래도 한참을 쫓고 있었는데, 웬 개가 저와 함께 일하는 분을 향해 짖더랍니다. 그래서 가보니 불체자 남녀가 숨어있더라는 군요. 여자도 함께 있어서 저항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던지 순순히 잡혔고[저희도 공격받는 일이 있습니다. 특히 저런 인적없는 숲속에서는], 곧 저와 만나게 되었죠.
공장에서 불체자 남녀가 사귀게 되었고, 떠돌이 개와도 친해졌나봅니다. 불체자들이 달아나자 개도 따라서 갔고, 저희가 가까이 가자 별 생각없이 짖다가 들켜버린 것 같았습니다. 제가 갔을 때, 개가 별로 짖지도 않고 그냥 앉아있던 걸로 봐서는 주인을 지켜보려 했던 것은 아닌 것 같더군요. 불체자들이 개도 데려갈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차에 태우고 돌아가는데, 그 개가 한참을 따라오더군요. 그 개는 불체자들과 만나기 전의 삶으로 돌아갔을 듯 하네요.

제 일이 일이다보니, 좋은 인연보다는 그렇지 못한 인연을 많이 만들게 됩니다. 업보를 쌓아 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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