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9일 일요일

스쳐간 짧은 생각 20100509

1 불체자 단속을 나갔습니다. 수갑을 안차려고 몸싸움을 벌이면서 그 사람이 그러더군요.

'우리 나쁜 사람 아니야. [ ]-자신의 나라 이름을 말했는데, 가려둡니다-에도 한국 사람 많아'

정말 씁쓸했습니다. 그 사람에겐 말 못했지만, 돌아오는 차안에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맞아. 당신들 나쁜 사람이 아니란 건 우리도 잘 알아. 그걸 잘 알면서도 당신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어. 당신네 나라도 잘살게 되면, 아마 당신들도 이렇게 하겠지.
당신나라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은 불법체류를 별로 않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도 미국/일본가서 불법체류 많이 해. 내 사촌형도 미국에서 불법체류했던걸.
지금 당신이 받는 대접이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한국법에 크게 어긋나지 않고/ 국제적 기준에서 봐도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당신네 나라에서 법을 어기고 이 정도의 대우를 받는다면, 우리도 할말은 없어.'

하지만 입맛이 쓴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2. 불체자들[때로는 고용주도]의 딱한 사정을 알면서도, 눈앞에서 성질부리고 지랄하면 저도 모르게 욱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 노숙자 일보 직전에 있는 사람 하나 앞세워서 책임 떠넘기고 빠져나가는 업주가 성질 부리는 걸 볼 때면 더하죠.

똑같이 딱해도, 온순한 분들이 어떻게든 책임을 줄여보려고 머리쓰면 모르는 척 속아주지만, 성질부리면서 그러면 '오냐 끝까지 캐내주마' 하게 되죠[이 일은 제가 맡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다가도 일이 끝나고 나면, 참 씁쓸해져요. 그리고 일을 할 수록 이런 느낌마저도 사라져가는 것은 더 뭐하고.


아무튼 마음이 편치 않은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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