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8일 토요일

누군가에게는 위장결혼이 어떤 의미일까요

위장결혼인지 알아내기 위해 어떤 여성분을 만나 보게 되었습니다.
미리 알고 갔던 것들도 있고, 이것저것 살펴보고 그분이 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장결혼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죠.

위장결혼이란 것은 밝혀진 것 같은데.... 그 분의 사정을 듣다보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분께서는 고아셨습니다. 돈도 없었죠. 장애까지는 아니지만, 혼사에는 충분히 장애가 될 만한 신체조건이셨구요. 그래서인지 나이들도록 짝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쉰이 다 되어서 처음으로 결혼을 하셨더군요-합법적 체류자격을 노리는 불체자[열살 넘게 어린]와 위장결혼을.

처음에 자료만 보고 갈 때는 '또 진상 하나 만나겠구나' 싶었습니다[다행히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만, 솔직히 언제 진상으로 돌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그 분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가족 하나없이 지내면서 쉰이 다 되도록 결혼도 못하고 있는데, 열살 넘게 어린 사람이 가끔씩 찾아와서 자고 갈테니[돈도 주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주겠죠?] 위장결혼을 해 달라고 한다면.... 그 분에게는 그것이 어떤 의미였을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범죄는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자연범과 법정범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학문적 정의는 제쳐두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자연범'이란 모두가 '자연'스레 '범'죄로 인정하는 것들입니다. 살인, 강도, 강간 같은 것들이죠. '법정범'이란 모두가 당연히 범죄라고 여기는 것은 아닌데, 어떤 사회적인 필요 때문에 '법'률로써 범죄라고 '정'해두어서 '범'죄가 된 것들입니다. 각종 행정법규 위반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마 저희가 다루는 불법체류/불법취업/위장결혼도 법정범일 겁니다.

자연범도 그 짓을 한 사람의 사정을 들어보면 딱한 경우가 있겠지만[물론 그렇다고해서 범죄자를 '필요 이상으로' 옹호할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법정범의 경우 사회적 비난이나 행위자의 죄의식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사정이 딱하면 많이 안타깝겠죠. 그렇지만 그런 것을 법률로써 범죄로 정해둔 것은 다 나름의 까닭이 있어서이니, 불쌍하다고 마냥 내버려둘 수도 없습니다.
위장결혼들도 그렇죠. 딱한 사람들이 많이 한다고 그냥 내버려뒀다간, 머지않아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사회적 갈등이 우리나라를 뒤흔들 겁니다. 어디에선가 중국 조폭과 베트남 조폭이 전쟁을 벌이고, 다른 곳에서는 몽골 갱과 우즈벡 갱들이 죽고 죽이겠죠. 강남에서 폭탄 터지고 종로에서 총질하는 것이 영화가 아닌 현실로 되버릴지 모릅니다.

저희가 이 분을 위장결혼 혐의로 사법처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위장결혼이 계속되는 것은 막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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